교실과 학교를 지속 가능하게! ESD시범교사 사례⑤
깨끗하게 비우자! 일명 깨우기 프로젝트
Writer_서보명 책임PD Posted_April 29, 2024
2024년 ESD담당교사 중 15명의 선생님이 신청해주셔서 함께 진행한 'ESD시범교사' 프로젝트는 1년 동안 교실과 학교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활동입니다. 15명의 선생님들의 개성있는 ESD프로젝트를 인터뷰를 완료하였는데요. 올해 가이드북으로 제작하여 학교의 사례를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공유 드릴 예정이에요. 오늘은 그 중, 다섯 번째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게요!
'급식'에서 행동의 변화를 찾다
환경수업을 몇 년간 진행했던 김 교사는 고민 하나에 빠졌습니다.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잘 알고, 대답도 잘하는데 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어떻게 하면 단편적이지 않고 조금은 더 깊이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이 고민과 맞닿아있는 주제가 바로 ‘급식’이었습니다. 매일 잔반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배우지만, 정작 잔반통은 늘 넘치기 직전!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깨끗하게 비우자!” 라는 목표 아래 일명 ‘깨우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깨우기'는 '깨끗하게 비우기'의 줄임말로, 환경을 위한 생각도 함께 깨우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2개월 반 동안 진행되었으며, 잔반 문제를 줄이고자 하는 실천 캠페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협의하여 기획·운영되었으며, 상품 선정부터 캠페인 활동까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캠페인 전 평균 잔반량은 메뉴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매일 30~50kg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캠페인 기간 동안 평균 7kg씩 줄어들어, 총 126kg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며 학교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① 브랜딩과 홍보: 잔반 줄이기 캠페인은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되어 학생들에게 익숙하고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였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브랜딩과 홍보에 집중했습니다. 누구나 참여하고 싶도록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해 포스터와 스티커를 제작하고 학교 곳곳에 배치하여 캠페인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학생 눈높이에 맞춘 귀여운 포스터를 학교 곳곳에 배치하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② 참여와 기록: 두 달 간 학생들은 식사 후 깨끗하게 비운 식판을 인증 사진으로 남겨 오픈 채팅방에 공유하였습니다. 전년도에 저학년이 참여에 어려움을 느꼈다는 피드백이 있어, 올해는 기록존을 별도로 만들어 고학년이 사진을 찍어 대신 올려주는 방식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③ 성과 관리: 캠페인 초창기에는 담당 교사가 직접 집계를 했었는데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에 담당 교사 한 명이 취합을 한다는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동아리 학생들이 실적을 직접 관리하고 기록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역할이 분배되었고, 몇몇 학생은 감수 역할을 맡아 책임감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역량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학생 때 미리 경험해보는 것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캠페인은 단순히 잔반을 줄이는 것을 넘어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너 오늘 깨우기 했어?”라는 질문이 학교 일상에 스며들며 잔반 줄이기가 유행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버섯을 먹기 싫어했던 학생들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더라’는 반응을 보이는 등, 음식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깨우기 프로젝트가 남긴 것
환경문제에 대한 교육은 의도치 않게 학생들에게 죄책감이나 부담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교육도 하나의 문화로 재밌게 풀어나가며 환경문제를 대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학생들의 뿌듯함과 성취감이 곧 지속 가능한 실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캠페인 종료 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모습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고학년은 캠페인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참여를 유지하고 확산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은 네 가지의 꿀팁을 나누어 드립니다.
첫째, 집계는 선생님이 직접 하지 말고, 동아리 학생들이 실적 관리를 맡아 협력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도록 하세요.
둘째, 저학년의 경우, 오픈채팅방의 사용 등이 익숙지 않습니다. 고학년의 도움을 이끌어내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셋째, 학생이 먼저 하고 싶도록 만들고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쇼잉(Showing)과 마케팅에도 꼭 신경을 쓰세요.
넷째, 다른 동료 교사에게 업무 부담이 가지 않도록, 간단명료한 안내와 학생 자율성을 강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