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10월의 리딩 세자트라 소식 ['새'에 대해 알아보자 A to Z]

  •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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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 대해 알아보자 A to Z    

10월의 리딩 세자트라 소식

 Writer_손용환 선임PD, 김세희 PD     Posted_Oct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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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 찾아온 리딩 세자트라. 어떤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왔을까요? 우리네 옛이야기 중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온다는 까치 이야기를 아시나요? 이번 달의 반가운 소식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새'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새'가 우리와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지부터, '새'를 관찰하는 방법까지. 생태시설팀 손용환 선임PD와 교육사업팀 김세희 PD가 '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가득 담아 리딩세자트라를 전합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새'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독서

 

안녕하세요 통영RCE세자트라숲 손용환PD입니다. 저는 <새들의 밥상>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요즘 세자트라숲에 사는 새들에게 많은 관심이 생겨 책 소개를 기회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새들의 밥상>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강서구 봉제산에서의 흥미로운 새 관찰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새들의 먹이와 그것에 따른 흥미로운 행동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새들의 먹이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새들의 행동이 주로 먹이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종류의 새들 중에서도 몇몇은 특별한 먹이를 선호하고, 먹이에 따라 부리, 몸의 특징이 다르기도 합니다. 또, 같은 먹이라도 저마다 지닌 생김새나 생태적 특성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먹습니다.


[새들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요?]


이 책은 단순히 어떤 새가 어떤 먹이를 먹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그 먹이를 선택하는 방식과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고자 합니다. 작가는 새들의 부리와 깃털의 특징을 설명하고, 여러 종의 새들이 만드는 둥지의 모양과 계절에 따라 먹이 선택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뿐만 아니라, 새들의 먹이와 관련된 나무, 꽃, 곤충에 대한 정보도 그림과 함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이야기 중 하나는 호랑지빠귀의 독특한 행동입니다. 이 새는 지렁이를 찾아 먹기 위해 마른 땅에서 꼬리로 낙엽을 부딪쳐 빗소리를 내고, 지렁이가 나오면 빠르게 잡아먹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새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중국의 '제사해운동']


또한, 작가는 새에 관한 역사적인 이야기로 1950년대 말 중국에서 발생한 ‘제사해운동’에 대해 소개합니다. 중국에서는 참새, 들쥐, 파리, 모기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네 가지 생물로 정하고 모두 없애자는 대규모 퇴치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참새로 인해 곡식 수확량이 줄어들었다고 여겨져 첫 해에는 2억마리 이상의 참새가 희생되어 거의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 결과로 곡식이 자라는데 해를 끼치는 벌레들이 급증하고 몇 해 동안 큰 흉년이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공존하고 있었다. '까치밥'과 '등산로 옆 풀'의 지혜] 


이 책에서는 새와 사람의 공존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늦가을, 겨울 동안, 새들은 먹이가 부족해지는 상황에 대비하여 어떻게 먹이를 저장하고 찾아먹는지에 대한 관찰도 다루고 있습니다. 늦가을에는 새들이 잘 익은 갈색 도토리를 찾아서 저장하는데, 이 도토리를 사람이 먼저 발견한다면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으나, 새들이 발견한다면 먹이가 부족한 추운 겨울 동안에는 그 도토리가 귀한 식량으로 활용됩니다.


 과거에는 마을 어귀에 큰 감나무 몇 그루가 있었는데, 가을에 감을 딸 때 꼭대기에 달린 감 몇 개를 남겨두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까치밥"이라고 부르며, 추운 겨울 동안 먹을 것이 부족한 생명들을 생각하여 마을 사람들이 나누었던 마음을 나타냅니다.

 이것은 자연 환경과 공동체 사이의 조화를 나타내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고 서로 돌봐주어야 한다는 예부터 행해지던 행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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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 | [생명의 색깔] 까치밥 


마지막으로, 겨울 동안 새들은 강아지풀, 들풀, 낙엽 속의 작은 벌레, 그리고 풀씨를 먹는 것을 다루며, 등산로 주변의 풀들이 미관상 베어내는 것이 좋지만, 겨울에 먹이가 부족한 새들을 생각하여 일부 풀을 놔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찰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살고 있어요! 공존을 향한 한걸음을 위한 책, 추천합니다]  

이 책은 새들의 계절별 먹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새들의 고유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뒷산에 사는 새와 환경에 관심을 갖게하고 다시 한번 숲에 사는 동식물과 함께 공존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취미를 찾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통영RCE세자트라숲 교육사업팀 김세희PD입니다. 혼자 사부작- 취미생활을 즐기는 취미 부자인 제게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갖게 해준 책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앞서 소개된 <새들의 밥상>에 이어, 소개해드릴 10월 리딩세자트라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귀여운 새들의 세계를 좀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삽사롱 작가님의 「탐조일기」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탐조를 취미 생활로 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도시에서 주최하는 탐조 프로그램의 참가자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탐조'는 처음이라구요? 그렇다면 일단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미 내 곁에 이웃처럼 함께 있던 새들이 들리고, 보이게 될 것입니다. 새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 담긴 책 소개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책의 저자, 삽사롱 작가님은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 직박구리를 우연히 발견하고 도움을 주었던 경험 이후 자연스레 탐조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카메라가 없어 그림으로 탐조 기록을 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던 것을 책으로 엮어 내었는데, 그림체가 상당히 귀엽습니다! 


저는 통영RCE세자트라숲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세자트라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탐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주변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자연 속 생물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서 잘 살펴 보고있다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더 가까이에서 오밀조밀 주변을 살펴보니 온 사방에 새가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마주하는 귀여운 새 뿐만 아니라 고개를 들어 멀리 살펴야 보이는 나는 새와 나무 사이를 오가는 새들, 그리고 항상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새소리들. ‘내 주변에 새가 이렇게나 많았구나.’하고 그때 처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셨던 에코샵 홀씨의 ‘파랑새’ 님께서 해주셨던 이야기가  「탐조일기」의 여러 페이지에 담겨있어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세자트라레지던시 ‘탐조’ 이야기 살펴보기 
https://rce.or.kr/pbbs/bbs/board.php?bo_table=newsletter&wr_id=2439 



제가 그랬듯, 친근하고 재미있게 ‘탐조’에 입문할 수 있게 책 속의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흰머리오목눈이를 뱁새로 부르지 않기 운동] 


'탐조'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만났던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귀여운 새 '붉은머리오목눈이'를 소개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고 난리가 났던 새를 기억하시나요? ‘굉장히 화가 난 뱁새가 적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라는 귀여운 사진으로 꽤나 유명했던 사진 속 주인공은 ‘흰머리오목눈이(오목눈이의 아종)’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뱁새',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졌다는 뱁새는 ‘붉은머리오목눈이’입니다. 흔히 가늘고 찢어진 눈을 보고 ‘뱁새눈’이라고 하며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실제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의 눈은 동그랗고 똘망 똘망 합니다. 동그란 눈의 동그란 새가, 짧은 다리를 황새만큼 찢으려한다니 너무 귀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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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스타그램 @birdwatchingtoon | 탐조일기 새보는 만화


귀여운 뱁새를 지켜주기 위해 흰머리오목눈이를 뱁새로 부르는 일을 막아주자는 작가님의 귀여운 운동에 함께 동참해 봅시다 :)



[유리창 충돌] 


다음은 새를 구하기 위한 작은 실천인 ‘버드 세이버(bird saver)’ 이야기입니다.  


하루에 800만 마리, 하루에 2만 마리. 놀랍게도 유리창 충돌로 죽는 새들의 숫자입니다. 투명한 유리를 막혀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새들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다 부딪혀 죽게 된다고 합니다.  


숲으로 둘러싸여 계곡이 흐르고 습지가 풍부한 통영RCE세자트라숲에는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는데,  몇 번의 사고 이후, 1,400m2의 건물 전체 유리벽에 조류충돌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여 사고를 막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책에 나와 무척 반가웠습니다. 


5x10cm 또는 5x5cm 비율로 점을 찍는 것만으로도 충돌 사고의 90%를 막는다고 하니 작은 실천으로 새를 지키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조류충돌 방지 테이프를 구하기 어렵다면 간격을 맞춰 아크릴 물감 등으로 점을 찍어주어도 좋다고 합니다! 



[철새는 계절을 데려와요] 


마지막으로, 겨울과 관련된 겨울철새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저는 풍성한 초록이 가득한 여름을 좋아하는데,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를 하나, 둘 꼽다 문득 모든 계절을 사랑하겠노라고 다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새순이 자라는 여린 잎의 봄과 풍성한 초록의 여름, 아직은 잎이 다지지 않은 가을, 바싹 마른 겨울. 노력하지 않아도 변화해 주는 계절에 대한 고마움을 식물들을 통해 느껴왔는데, 삽사랑 작가님은 새를 관찰하며 철새의 변화에 따라 계절을 기다리고, 느낀다고 하여 재미있었습니다. 바싹 마른 잎이 가득한 건조한 겨울은 저의 다짐이 무색하게 사랑해 주기가 참 어려웠는데, 삽사롱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새인 ‘나무발바리’가 겨울 철새라는 것, 겨울이 탐조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것을 보고서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사랑할 이유를 선명하게 꼽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계절을 사랑할 이유는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봅니다. 


쉽고 재미있게 겨울 철새를 기억할 수 있도록 겨울 철새를 맛있게(?) 표현해 주신 작가님의 그림을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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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스타그램 @birdwatchingtoon | 탐조일기 새보는 만화 



공기가 부쩍 차가워지는 때, 떨어져 있는 잎새를 주워다 책 사이에 끼우며 겨울이 너무 빨리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던 중  「탐조일기」에서 만난 작가의 말이 인상 깊어 함께 전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어느 날 갑자기 ‘탐조’가 제 인생에 들어온 이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자연으로 나가 새들과 눈을 마주치는 경험, 새의 이름을 알고 그 이름을 부를 때면 나에게만 특별한 새가 되는 경험. 고요한 자연 속에서 새들과 함께할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지만 모두 각자의 매력을 지닌 새의 모습을 보면 세상에 미운 사람도 없겠구나 싶습니다. 저 사람은 귀여운 오목눈이 같고, 저 사람은 조금 무섭긴 하지만 멋진 맹금 같구나 속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가끔 인생이 힘들 때면 이렇게 스스로 다독입니다. 

“겨울까지 힘내서 살아 보자. 겨울에 오는 기러기 봐야지.”


  한 계절 한 계절 만나게 될 새들을 기다리는 것이 삶의 기쁨입니다. 고맙게도 세상에는 새의 종류가 참 많아서 아직도 못 본 새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삶을 기대하게 됩니다.  올 봄에는 또 어떤 새들을 만나게 될까요? 두근두근합니다. 삶의 순간마다 마주하게 될 새를 기대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독자 여러분도 알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저도 작가님에게 '새'와 같은 존재, 삶의 순간마다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해줄 무언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신나고, 벅찬 마음입니다.  


어느날, 문득 들려오는 새소리가, 길을 걷다 마주한 귀여운 새의 이름이 궁금했던 적이 있다면  「탐조일기」와 함께 탐조의 세계로 발을 들여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늘을 보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계절, 깊어진 가을. 풍성한 삶을 위한 건강한 취미를 함께해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탐조일기」의 저자인 삽사롱 작가님처럼 새의 깃털을 모으는 취미가 있는 주인공이 나오는 책입니다.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채,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로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의 마지막 장까지 눈에 흐르듯 읽히는 흡입력 있는 책입니다.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인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다 되어 펴낸 첫 소설로 습지와 생태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읽는 내내 감동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의 관계 등 시의적절한 화두들을 던져주어 삶에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곱씹게 해줍니다. 


마치 눈앞에 펼쳐진 듯 생생하게 묘사된 자연의 모습과 아름다운 문체가 몰입의 즐거움을 주고, 관계에 대한 ‘성찰’과 자연에 대한 ‘관찰’이라는 과제가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도 함께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덧붙여,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Taylor swift가 이 소설을 읽고 썼다는 곡이자 동명의 영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인 'Carolina'도 함께 들어보세요, 400여 페이지의 소설이 4분 30초에 담겨 흐르는 동안 또 다른 감동이 이어진답니다 :D

 

[탐조 입문자를 위한 함께보면 좋은 영상]


<세 모녀 아파트 탐조단> 

https://www.youtube.com/watch?v=zwBEqp867EQ


 


<유퀴즈온더블럭 새덕후 김어진> 

https://www.youtube.com/watch?v=vFrr1VPhGUU&t=769s